50과 200여종 이상의 식물을 가해하는 꽃노랑총채벌레(Frankliniella occidentalis)는 1960년대까지 북미의 서부지역에서 서식하였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세계 각지로 확산하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등지로 도입되어 많은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Kirk and Terry, 2003;Kim et al., 2012). 우리나라 에서는 1993년 제주도 시설 감귤 재배지에서 최초로 확인된 이후 전국의 시설 재배지와 노지 고추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Woo et al., 1994;Han et al., 1998;Moon et al., 2006).
꽃노랑총채벌레는 세대기간이 짧아 온실에서 년 12 ~ 15세대를 경과할 수 있고, 번식력이 높으면서 tospovirus와 같은 바이러스병을 전파시키며 경제적 피해 허용 한계선이 꽃 당 0.7 ~ 2.1마리로 낮아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집약적으로 방제를 하고 있다(Kim et al., 2012;Kirk and Terry, 2003;Park et al., 2007). 특히 화학적 방제의 의존도가 높고, 반복적인 살충제 살포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살충제 저항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장미나 토마토, 고추 재배지에서 다양한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보고되고 있다(Cho et al., 2018;Choi et al., 2023;Gao et al., 2012;Park et al., 2007;Yu et al., 2002). 이로 인해 다양한 작물별에 따른 지역 개체군들의 살충제 저항성 조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살충제에 대한 곤충의 감수성 검정을 통해 해충의 살충제 저항성 출현 여부를 조사하는데 이러한 실내생물검정 실험을 위해서는 실험 곤충의 확보가 중요한 일이다(Kim et al., 2014). 실험곤충은 경제적이며 쉽고, 편리하게 대량 사육법이 확립되어 있는 것이 중요한데(Kim et al., 2014) 꽃노랑총채벌레의 사육법에 관해서는 강낭콩과 꽃가루를 이용한 방법이 알려져 있다(Seol et al., 2005). 우리나라 일부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꽃노랑총채벌레를 실험용으로 사육하고 있는데, 그 사육방법이 서로 조금씩 다르고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 이에 몇 곳의 사육방법을 경험해 보고 좀 더 간편하고 공간을 절약 방법을 고안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사육에 필요한 재료와 사육 조건
강낭콩과 강낭콩을 발아시킬 수 있는 화분 바구니, 붓, 핀셋, 필터페이퍼(No. 2, 직경 9 cm, Adventec, CA, USA), 흡충관, 가위, 사육통(Insect breeding dish, 100 × 40 mm, SPL, Pocheon, Korea), 크리넥스 drycell 페이퍼 타월(196 × 240 mm, Yuhan- Kimberly, Seoul, Korea), 킴테크사이언스 와이퍼(215 × 210 mm, Yuhan-Kimberly, Seoul, Korea)를 준비한다.
콩을 발아시키거나 총채벌레를 사육하는 실험실의 조건은 28±1°C, 광조건 16L:8D이었다.
사육방법 및 결과
강낭콩 발아와 떡잎 수확
강낭콩(Phaseolus vulgaris var. humilis)은 국산과 수입산을 비롯해서 여러 품종이 판매되고 있는데, 가급적 떡잎이 굵고 두꺼운 품종을 사용한다. 보관기간이 오래될수록 발아율이 저하되고, 실온에 보관할수록 발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구입해서 사용하기보다는 사육량을 고려하여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강낭콩을 파종하고 3 ~ 4일 후에는 떡잎이 올라오는 데, 너무 늦게 수확하면 떡잎이 쪼그라들므로 조기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떡잎은 수확 후 바로 채란이나 먹이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떡잎을 수확하고 나서 물로 씻고 증류수로 씻은 다음 물기를 말리고 사용하거나 보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작업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Personal communication). 떡잎에 약간의 이물질이나 흙이 묻어 있어도 총채벌레의 사육에는 지장이 없다. 수확한 떡잎은 물에 씻지 말고 떡잎 표면에 묻은 이물질이나 흙을 털어내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떡 잎에 물기가 있으면 얇은 수막에 의해서 사육중인 애벌레의 치사율이 높아지고 떡잎 보관이 더 어려워진다. 떡잎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 물에 씻으면 반드시 물기를 제거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수확 후 사용하고 남은 떡잎은 페이퍼 타월로 싼 다음 겉면에 물을 약간 분무하고 지퍼백이나 사육통에 넣어서 4°C, 정도에 냉장 보관한다. 냉장고에 10일 이상 보관되었던 떡 잎은 사용 후 쉽게 부패하므로 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것이 좋다.
채란
2023년 시설 고추에서 채집한 꽃노랑총채벌레 성충을 실험실에서 누대 사육하면서 증식을 수행하였는데 채란은 상단 뚜껑에 40 mm 크기의 메쉬 스크린이 부착된 사육통(Insect breeding dish, 100 × 40 mm, SPL, Pocheon, Korea)을 사용하였다. 사육통 바닥에 필터페이퍼 한 장을 깔고, 치과용 면봉 하나를 가장자리에 놓고 물을 적셔준 다음, 강낭콩 떡잎 4 ~ 6개를 떡잎 안 쪽이 바닥으로 향하도록 하여 넣어주었다(Fig. 1). 채란통 하나에 암수 성충을 200마리 내외로 넣어주었고, 채란용 떡잎의 수는 암컷 성충 50마리 당 떡잎 하나 정도가 되도록 넣어주었다. 암수 성충과 떡잎을 넣은 다음, 페이퍼 타월 2장을 덮고 뚜껑을 단단히 덮어주었다. 페이퍼 타월 2장을 덮어도 성충이 뚫고 탈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육통 뚜껑의 얇은 망사는 뚫지 못하므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사육통 밖으로 많이 삐져나온 페이퍼 타월은 뚜껑 가장자리에서 약 2 cm 정도를 남기고 가위로 잘라 단정하게 해주었다. 이렇게 해줘야 채란통 안의 상태를 밖에서 관찰하기가 용이하다.
떡잎은 변색되거나 얇은 것을 사용하지 말고 통통하고 두꺼운 것이 좋으며, 녹색이 있고 등면이 주름진 것이 좋기는 하지만 (Fig. 2a의 오른쪽 두 개 떡잎), 떡잎이 충분히 벌어지기 전 단계의 아직 녹색이 발현되지 않은 녹황색 떡잎도 상관없고, 떡잎에 주름이 없이 매끈한 것도 채란에는 지장이 없었다(Fig. 2a의 오른쪽 세 번째 떡잎). 얇거나 작은 떡잎(Fig. 2a의 왼쪽에서 세 번째)을 사용하면 떡잎이 쉽게 건조되어서 채란이 잘 되지 않았다.
채란통은 층층이 쌓아두지 말고 환기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계단식으로 쌓아두는 것이 좋다(Fig. 2b). 성충의 경우에는 습한 조건보다 건조한 조건이 더 좋은데, 층층이 쌓아두면 채란 통 내의 습도가 너무 높아져서 곰팡이에 의해 성충이 집단 치사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였다. 이렇게 뚜껑을 덮어서 쌓아둔 다음 24시간 후에 산란 된 떡잎을 새로운 사육통으로 옮겨주었다. 매일 채란하는 것이 사육충의 발육단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좋으나 시간이 여유롭지 않으면 2일 간격으로 채란해도 무방하다. 만약 2일 간격으로 채란 할 경우에는 매일 채란 할 때보다도 떡 잎의 수를 두 배 이상 충분히 넣어줘야 한다.
타 실험실에서는 채란통 바닥에 물에 적신 필터페이퍼를 여러 장 깔고, 그 위에 가로 세로 3 cm 정도 되는 parafilm을 얹은 다음 그 필름 위에 떡잎을 놓아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채란통 내의 습도가 너무 높아져서 성충의 치사율이 높아진다(personal communication). 또 어떤 실험실에서는 바닥의 필터페이퍼를 적셔주고 또 채란통의 환기구멍 위에 물에 적신 치과용 면봉 3개를 얹어주고 그 위를 parafilm으로 덮어서 채란통 내의 습도를 유지시켜 주었는데, 이 방법 역시 손이 많이 가고 치과용 면봉 때문에 채란통을 층층이 쌓아둘 수 없어서 공간 활용에 불리하다(personal communication).
약충의 사육
채란용 사용통에서 부화 된 약충의 사육통에는 치과용 면봉을 넣어줄 필요가 없다. 바닥에 필터페이퍼 한 장을 깔고, 한 통에 대략 10개 내외의 산란 된 떡잎을 넣어주었다. 약충 사육통은 페이퍼타월 2장을 덮지 말고, 와이퍼 한 장과 페이퍼타월 한 장을 덮고, 뚜껑을 단단히 닫아주었다. 이때 반드시 와이퍼로 사육통을 먼저 덮고, 그 위에 페이퍼타월을 덮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약충이 번데기가 되기 위해서 용화(pupation) 장소를 찾아다니는데 와이퍼와 페이퍼타월 사이의 공간이 좋은 용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수의 3령 충이 와이퍼를 뚫고 들어가 와이퍼와 페이퍼 타월 사이에서 번데기가 된다. 뚜껑을 덮은 다음 덮은 종이가 너저분하지 않도록 뚜껑 가장자리의 종이를 약 2 ㎝ 정도를 남기고 잘라 단정하게 해준다. 약충 사육통은 층층이 쌓아둬도 무방하다. 층층이 쌓아둠으로써 사육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가 있다(Fig. 2c). 이렇게 하여 성충이 우화할 때까지 유지하면 된다.
채란 후 2일이 되면 아주 어린 유충을, 3일째가 되면 노란색의 수많은 유충을 볼 수가 있다(Fig. 2d). 이때 부터 먹이가 부족하지 않도록 신선한 떡잎을 잘 공급해 줘야 한다.
약충 때에도 사육통 안이 과습하면 떡잎에 곰팡이만 많이 발생하고, 충의 발육도 좋지 않다. 꽃노랑총채벌레 사육 경험상 흰 색곰팡이와 녹색곰팡이가 많이 생기는데, 곰팡이가 발생한다고 해도 다른 신선한 떡잎만 제공된다면 총채벌레의 발육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녹색곰팡이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를 먹고 자라는 응애가 발생할 수 있어 녹색곰팡이가 많이 핀 떡잎은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약충 시기의 습도 유지는 2일에 한 번 정도 페이퍼터월과 와이퍼가 젖을 정도로 뚜껑 위에다 손분무기로 증류수를 분무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번데기의 사육
산란한 지 5일째가 되면 유충이 용화장소를 찾아서 분산하게 된다. 사육 경험상 이 시기의 습도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사육통 내부가 너무 건조하면 용화 과정에서 많은 수의 유충이 치사하게 된다. 이때의 습도 유지도 약충 시기와 마찬가지로 환기용 망사창에 손분무기로 약간의 증류수를 뿌려준 다음 사육통을 Fig. 2b와 같이 쌓아두면 된다.
채란 후 약 7일째가 되면 번데기가 되는데 이때부터는 딱히 관리해 줄 것이 없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곰팡이가 핀 떡잎을 제거 해줘도 되지만 그냥 둬도 성충이 우화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수분 공급도 이틀에 한 번 정도 손분무기로 환기용 망사창에 약간의 물을 분무해 주기만 하면 된다.
약충이나 번데기 사육방법도 실험실에 따라서는 채란 때와 같이 사육통 바닥에 물에 적신 필터테이퍼를 깔고, 그 위에 parafilm을 얹어주거나 뚜껑의 환기통 위에 물에 적신 치과용 면봉을 얹고 parafilm으로 덮어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특히 치과용 면봉을 사용하는 방법은 대량사육을 할 경우에는 공간 활용에 많이 불리하다. 약충 시기에도 이 방법은 사육통 안이 과습하기 쉽고, 과습하게 되면 떡잎에 곰팡이가 많이 피게 된다.
성충의 우화
사육실의 온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채란 후 약 10 ~ 13일째 부터 성충이 되기 시작하는데 채란 후 14일이 되면 거의 모든 충이 성충으로 우화한다. 사육통 안의 대부분 개체들이 우화하면 우화한 성충과 아직 우화하지 않은 번데기를 채란용 통으로 옮겨준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사육했을 때 사육통 하나 당 성충을 적게는 50 ~ 100마리, 많게는 150 ~ 200마리까지 생산이 가능하였다.
고찰
꽃노랑총채벌레의 기존 사육법은 기주식물로 강낭콩을 이용하여 산란 시 꽃가루를 제공하여 사육하였고(Kim, 1993;Seol et al., 2005), Murai and Ishii (1982)는 대만총채벌레(T. intonsa) 의 사육에 꿀물과 화분을 이용한 사육법을 제시하면서 화분의 필요성과 화분 종류별에 대한 발육일을 조사하였는데 화분 공급이 산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와 같이 강낭콩 떡잎의 보충만으로도 안정적으로 알을 받고, 성충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Mortazavi et al. (2015)은 여러 가지 사육방법들 중 플라스틱 음식 용기에 오이 과육을 이용하는 것이 꽃노랑총채벌레의 많은 세대수 증가가 이루어져 가장 유용한 방법이라고 하였으나 미생물 오염이 안 된 먹이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단점을 지적하였다. 이와 같이 실험곤충의 대량사육에서 취급의 용이성이 중요한 고려 사항인데 사육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거나 비용이 많이 들거나 시간 소모가 많으면 전체적인 실험 수행에 큰 제한요인으로 작용한다. 본 사육 방법 적용 시 사육통 하나 당 100마리 내외의 성충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Seol et al. (2005)이 강낭콩 떡잎을 이용하여 27°C에서 암컷 성충 20마리를 접종하여 증식수를 조사하였을 때 80 ~ 109마리의 성충을 확보한 것과 유사하였으며, Teulon (1992)이 꽃가루 먹이를 이용하여 꽃노랑총채벌레 암컷 10~13마리를 접종 시 8 ~ 18마리의 성충을 확보한 것에 비해서는 많은 성충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실험 곤충의 사육 시 소요되는 시간도 중요한 고려 사항인데 Kim (1993)은 총채벌레 사육 시 1 회 사육 일정으로 한 개의 산란용기 당 성충 50마리로 사육을 시작하면 200~300마리의 성충을 얻을 수 있고, 사육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미만이라고 하였다. Priana et al. (2022)은 콩(Glycine max)의 떡잎을 이용하여 본 연구와 유사하게 통풍을 위한 상단 뚜껑에 메쉬 스크린(직경 40 mm)이 있는 곤충 사육 용기(외부 직경 95 mm × 높이 40 mm)를 이용하여 일주일에 3일 관리하여 노동 절감형 사육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는데 사육통 당 꽃노 랑총채벌레 사육 마리수나 증식 효율에 대한 정량적 평가는 없었다. 본 사육방법에서는 사육통 10개에 산란된 떡잎을 5매씩 넣고 뚜껑을 덮고 labelling 하는 작업에 7분 40초, 채란통 10개에 신선한 떡잎을 5매씩 넣고 뚜껑을 덮는 작업에 8분의 시간이 소요되어 전체적으로 20분 미만이 소요 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1,000마리 내외의 성충을 확보할 수 있어 시간적 효율성이 증대 되었다. 아울러 약충 사육통이나 채란통을 층층이 쌓아둘 수가 있기 때문에 소요되는 면적을 획기적으로 기존 대비 93%까지 줄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작업시간은 사육규모 증감에 따라서 효율이 크게 차이가 없겠지만, 소요되는 면적은 사육 규모가 커질수록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