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흰불나방은(Hyphantria cunea Drury)은 나비목(Lepidopetera), 태극나방과(Erebidae)에 속하는 외래해충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캐나다(북위 45°)에서 멕시코만(북위 30°) 까지 분포한다(Oliver, 1964). 1940년대 이전에는 북미대륙에서만 분포하였으나, 1940년 유럽의 헝가리에 발생이 보고되었으며, 이후 1962년 유고슬라비아로 확산된 후 유럽지역으로 확산 되었다(Warren and Tadic, 1970).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1947년 출현을 보고하였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1945년에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Warren and Tadic, 1970). 중국에서는 1979년 랴오닝성에 침입이 확인된 후 2021년 기준 14개 성에 피해가 확산되었다(Ning et al., 2021). 국내에서는 유입 시기가 불명확하나, 1958년 서울의 남산공원 남측의 외국인 주택 부근에 처음 발견된 이래 1960년과 1961년 추가 조사에서는 서울 시내 뿐만 아니라 인천과 수원까지 분포가 확대되었으며(Woo, 1961),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흰불나방의 유충은 기주범위가 매우 넓은 식엽성 해충으로, 한국에서 기주식물은 62과 219종이며, 산림보다 가로수 및 조경수에 주로 서식한다(Kim and Kil, 2012). 과거 1960년대~1980년대 피해가 극심하였으며, 1990년대부터 피해가 감소하였으나, 2015년을 기점으로 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NIFS, 2021). 원산지인 북미대륙의 북쪽 지역에서는 1년에 1세대 발생하나, 남쪽 지역의 경우 4세대 이상까지 다양하게 발생된다 (Oliver, 1964;Morris and Fulton, 1970). 국내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10월에도 3~4령 유충이 관찰되어 연 3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나, 추후 기온의 변화와 위도에 따라 1년동안 발생하는 세대수의 조사가 필요하다(Kim and Kil, 2012).
미국흰불나방의 방제를 위해서는 월동 중인 번데기나 산란된 알, 집단으로 잎에 모여 있는 유충을 채취하여 제거하거나 유아등으로 성충을 유인하여 제거, 잠복소를 이용한 유살법, 천적류 이용 등 다양한 방법이 알려져 있으나(Hong et al., 2019) 현장에서는 살충제를 살포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흰불나방의 방제용 살충제로는 왕벚나무, 버즘나무, 블루베리 등 24종의 작물에 58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나무주사 및 목재살포용을 제외한 경엽살포용으로는 48종이 있다(RDAP, 2024). 식량작물, 채소류, 약용작물, 특용작물, 과수 등 농작물에서는 빠른 예찰을 통해 분산되기 전의 어린 유충을 대상으로 초기에 방제가 이루어지지만, 가로수나 조경수의 경우에는 분산하여 피해가 발생하는 5령 이후의 노숙 유충시기에 방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나방류는 유충의 영기가 증가함에 따라 약제의 감수성이 낮아지는 것이 담배거세미나방(Bae et al., 2003;Cho et al., 1996)과 파밤나방(Kim et al., 1998), 조명나방(Yu and Hsu, 1993;Jeong et al., 2023) 등 다양한 나방류 해충에서 보고가 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흰불나방 노숙유충의 경우에도 살충제에 대한 감수성 차이로 인해 방제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본 연구는 미국흰불나방 방제용으로 등록된 19종 살충제를 대상으로 미국흰불나방 노숙 유충에 대한 살충효과를 검정하여 미국흰불나방의 방제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해충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인근 공원의 왕벚나무에서 2021년 8월경에 군서하며 가해 중인 2화기 유충을 채집하여 이용하였다. 채집된 개체는 야외에서 50×60 cm의 그물망 자루에 넣어 왕벚나무 잎을 먹이로 제공하면서 사육하였다. 미국흰불나방은 보통 5령 이전에는 무리지어 생활하며 보호용 실을 내고 그 안에서 잎을 섭식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Kim and Kil, 2012), 분산을 마친 5령 이후의 노숙유충을 시험에 이용하였다. 생물검정에 이용한 유충의 체장은 평균 24.9±3.3 mm 였으며, 무게는 평균 0.21±0.05 g이였다.
생물검정 및 통계분석
본 실험에 사용된 약제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2021)에서 작물의 구분없이 관계없이 미국흰불나방 방제용으 로 등록되어 있는 19종을 선발하여 사용하였다(Table 1). 잎이 붙어 있는 왕벚나무 가지에 노숙유충을 접종하고 추천농도로 희석한 약제를 일반 분무용 스프레이(입자크기: 400 ㎛, 분사력 0.8~1.2 ㎖/회)를 이용해 5회 씩 살포하여 약액이 흥건히 묻도록 처리하였으며 무처리구는 증류수를 사용하였다. 약제가 처리된 가지는 이탈 방지용 그물망(50×60 cm)으로 감싼 후 70% 차광막을 설치한 야외조건에서 조사하였다. 시험구는 완전임의배 치법으로 반복당 30마리 이상을 접종하여 총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약제처리 24, 48, 72, 96, 120시간 경과 후 생충률을 조사하여 방제가를 산출하였다(Abbott, 1925). 약제간 방제효과의 유의성은 Ducan’s multiple range test (DMRT)를 이용하여 통계분석(R version 4.3.3)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미국흰불나방 노숙유충에 대한 19종의 살충활성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약제의 종류에 따라 약효나 약효 지속시간은 큰 차이를 보였다. 24시간 경과 후 치사율에서는 etofenprox EC가 80.0%로 가장 높았다. 48시간 경과 후에는 pyrethroid계인 deltamethrin EC, etofenprox EC, lambda-cyhalothin EC, esfenvalerate EC 4약종 모두 100.0%의 살충효과를 나타내었으며, emamectin benzoate EC도 100.0%의 살충효과를 보였다. Tebu- fenozide WP와 chlorantraniliprole WG 및 pyridalyl EW의 살충률도 각각 97.3%, 96.7%, 94.0%로 초기 살충효과가 매우 우수한 약제로 나타났다. 72시간 경과 후에는 metaflumizone EC 가 96.7%의 우수한 살충효과를 보였으며, 96시간 경과 후에는 diacylhydrazine계인 methoxyfenozide SC가 100%의 살충효과를 보였다. 약제 살포 후 120시간 경과 후에는 spinetoram WG가 93.5%의 살충효과를 나타내었으며, 나머지 8개 약제는 72.3% 이하의 낮은 살충율을 나타내었다. 특히 neonicotinoid 계통의 acetamiprid는 ME와 WP 제형에서 120시간 경과 후에도 각각 39.0%, 55.7%의 낮은 살충효과를 나타내었다. 곤충의 키틴합성 저해제(Benzoylurea계통)인 teflubenzuron SC, chlorfluazuron EC, lufenuron EC는 120시간 경과 후 34.4%이하로 매우 낮은 살충효과를 보였다. Lee et al. (1994)은 미국흰불나방의 chlorfluzuron에 대한 독성효과 조사에서 1령을 기준으로 5~6령의 유충이 약제에 대한 내성비가 크게 증가한다고 하였는데, 본 시험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Indoxacarb WG와 WP 두제형 모두 120시간 경과 후 각각 63.0%, 72.8%로 살충효과가 낮았다. Pyridalyl EW의 경우 48시간 경과 후 94.0%, 72시간 경과 후에는 100%의 살충효과를 보였다.
미국흰불나방은 방제를 위해서는 조기 예찰을 통해 유충의 영기가 낮은 시기에 적기방제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유충이 성숙하여 피해 면적이 넓게 나타났을 때 긴급한 방제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미국흰불나방의 노숙유충 방제를 위해서는 초기 살충효과가 우수한 약제를 선택하여 방제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